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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4리그 신입생 소개 ②] 신생팀에게는 위기도 기회다, 진주시민축구단
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0-03-11 11:44:06 | 조회수 : 1147

[K4리그 신입생 소개 ②] 신생팀에게는 위기도 기회다, 진주시민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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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종합경기장에서 진행된 진주시민축구단의 창단식.

 

지난해 12월 23일 진주종합경기장에서 창단식을 치른 진주시민축구단은 경상남도 진주시를 연고로 하는 첫 성인축구팀이다. 올해 본격 출범하는 K4리그에서 그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진주는 수 명의 전·현직 국가대표를 배출한 만큼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큰 도시이지만, 초·중·고·대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입단할 수 있는 성인축구팀은 그간 없었다. 진주시민축구단의 창단은 지역출신 인재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함께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창단 감독으로 선임된 최청일 감독 역시 진주 출신이다. 프로선수 은퇴 후 진주중학교, 울산현대중·고등학교,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고, 수원삼성과 FC서울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한 경험도 있다. 원진영 코치는 최근까지 진주고 코치로 일했다.

 

선수 중에도 진주 출신이 많다. 대부분 지난해 12월 공개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이다. 최 감독은 “28명 선수단 중 25% 이상이 진주 출신이거나 진주에서 축구를 한 선수들이다. 시민축구단이라는 정체성에 걸맞게 지역출신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진주시와 구단 역시 같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이어 “진주시민축구단과 같은 팀이 많이 있어야 한다. 축구선수의 꿈을 가진 이들이 정말 많다. 당장 기량이 매우 뛰어난 선수들은 프로에 진출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들이 훨씬 많다. 이들 중에 분명 ‘흙속의 진주’가 있다. K3·K4리그를 통해 경험을 쌓고 발전하면 향후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그 길을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에 있어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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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민축구단은 리그 개막에 앞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진주시민축구단은 현재 진주종합경기장 보조경기장과 진주스포츠파크, 인조잔디와 천연잔디를 오가며 야간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선수가 공익근무요원 신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리그 개막이 잠정 연기되면서 모든 일정이 틀어진 것은 악재다.

 

정형준 주무는 “훈련은 계속하고 있지만 연습경기가 전면 취소됐다. 아무래도 선수들이 경기를 뛰고 싶어 답답해한다”고 설명했다. 홈 개막전 준비나 축구교실, 봉사활동 등 다양한 지역밀착활동도 함께 잠정 연기된 터라, 열정 가득한 신생팀으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선수단은 위기를 기회 삼아 슬기롭게 해쳐나가겠다는 각오다.

 

최 감독은 “진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전한 상황이다. 어떤 곳은 훈련 자체를 못한다고 들었다. 우리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공익근무요원들이 군사훈련을 받고 복귀하느라 훈련양이 부족했다. 기존 일정대로였으면 조금 불안할 뻔했다. 훈련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진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며 늘어난 시간만큼 조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의 선수 중에는 한건용도 있다. 울산현대미포조선(해체), 경주한수원(K3) 등 지난해를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했던 공격수다. 1991년생인 그는 진주시민축구단에서 가장 나이 많은 선수가 됐다. 그는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경우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이렇게 어려운 자리인지 몰랐다”면서 웃었다.

 

한건용은 “리그에서 빨리 뛰고 싶긴 하지만 동료들과 호흡을 더 맞출 수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그런 마음으로 훈련하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 감독님이 지향하시는 바와 선수들이 지향하는 바가 잘 맞는 것 같다. 소통이 잘 이뤄져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신생팀의 창단 첫 해를 경험하는 것은 한건용에게 익숙한 일이기도 하다. 2017년 안산그리너스(K2)에서 겪었기 때문이다. 당시 한건용은 안산의 창단 첫 경기, 창단 첫 승을 일궈냈다. 1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경기종료 직전 결승골을 뽑아낸 주인공이다. 3년 전 기억을 상기시키자 한건용은 “당시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올해는 팀의 맏형이자 공격수로서 더 책임감이 생긴다. 이번에도 개막전에서부터 꼭 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진주시민축구단의 창단 첫 경기 상대는 지난해 K3리그 베이직에서 우승을 차지한 울산시민축구단이다. 최 감독은 “어쩌다보니 이런 어려운 대진을 만났다. 분명 우리보다 경험과 노하우 면에서 앞서는 상대다. 그렇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잃을 것이 없다. 한 번 부딪혀보겠다”며 웃었다. 위기는 역시 기회다.

 

글=권태정

사진=진주시민축구단 제공


원문 : 대한축구협회  https://www.kfa.or.kr/